아름다움을 알게 해달라고 소원을 빌었다. 머리는 아픈데 잠이 안 온다. 몸은 여전히 안 좋다. 건강검진 결과는 이상 없다고 나오지만.. cachexia 라는 말을 배웠다.
사는게 힘들다기보다는 자는게 힘들다는 쪽이 맞겠다. 난 나의 고통은 현실적인 걸로 보이지만 왜 타인의 고통은 비웃게 될까? 그 과장이 싫어서일까 아님 그들이 싫어서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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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늘비가 무수히 내리는 꿈을 꿨다. 바늘로 된 비가 내린다면 세상에는 어떤 일이 일어날까? 먼저 사람들은 철로 된 우산을 들고 다니겠지. 그리고는 비가 올 때는 되도록 외출을 하지 않을 것이다. 그래도 가끔 뉴스에, "자식 분유값 벌러 비 올때도 일하다 등에 100개의 바늘 꽃힌 남자"의 소식 같은게 뜨겠지. 또 다른 곳에선 바늘을 재활용 하는 방법에 대해 연구가 한창 진행될 거고, 만약 바늘이 어떤 소재로 이루어져있느냐에 따라 상당한 희비가 갈릴 것이다. 생태계에도 엄청난 변화가 일어날 것이고.. 작은 몸집 생물들은 바늘에 직격탄을 맞아 죽어나갈 것이다. 수북히 쌓인 바늘을 치우는 신종 직업도 생길 거고. 건축 기술에 대한 전반적인 변화도 따를 것이다.
모두 강화유리를 쓰게 될지도 모르고, 이제 부실공사는 어려울지도 모른다. 비가 내릴 때마다 자동 휴교, 자동 휴가 날이 될지도 모르고. 뭣보다 이제 우산을 잃어버리거나 해서 목숨을 잃는 경우도 나올 것이다. 아동용 교육 지침서에 포함되겠지. 친구와 놀다가 덜렁거려서 우산을 잃어버려 죽을 뻔하다 마음씨 착한 천사의 도움을 받아 우산을 얻게 된 어린이 이야기라던가?
황순원의 "소나기"는 그럼 아마 또 전혀 다른 뉘앙스로 해석될 것이다. 그러니까 바늘비가 내리는 세상에서는 아마 "소나기"가 아주 강렬한 문학적 장치로 작동하리라. 일기예보란 본래 믿을 수 없는 세상에서 갑자기 쏟아내리는 소나기는 그야말로 암살 아닐까? 대부에서 말의 목을 잘랐듯 마치 "비오는 날 만나자"는 마피아들의 엄숙한 선언이 떠오른다. 로미오와 줄리엣도 새로 쓰일지도 모른다. 비오는 날- 안되는 걸 알면서도 끝내 만나고 싶어 외출했다 일어나는 비극적 사건들이라던가.
전세계적으로 금속값은 폭락하고 물값은 상승하겠지. 바늘비가 내리는 원인에 대한 연구와 수분으로 이뤄진 구름에 대한 연구.. 어째서 구름이 "사라져" 버렸는가에 대한 연구가 진행될 것이다. 만약 더이상 물이 내리지 않는다면 인류는 점점 멸망할지도 모르고. 바다에 대한 삼투압으로 물을 얻어내겠지만 장기적으로 봤을때는 백년 안에 멸망할 수도 있다. 그래도, 만약 이런 상황에서- 한 영웅 과학자가 등장한다면?
사라져버린 구름의 경로를 추적해 이 세상에 다시 비를 내리게 하는 기적을 행하는 과학자의 등장! 그의 어린시절과 기발한 아이디어들! 그런데 만약 그가 내린 최종 종착점이, "세계정부가 일부러 비를 없앴다"는 것이었다면? 물로 이 세상을 지배하고 재편하려는 유엔의 음모-
하지만 바늘비는 아무도 예상하지 못한 것이었으니. 무슨 할리우드 같네?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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